大入 치열한'눈치 경쟁'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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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2003학년도 대학입시는 비교적 쉬웠던 수능시험 때문에 고득점자가 많아져 상위권대학 인기학과를 중심으로 눈치 경쟁이 치열해 질 전망이다.

또 중상위권이 두터워지면서 수능의 변별력이 작아질 것으로 보여 구술면접이나 논술 등의 전형요소가 당락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게 됐다.

대학마다 수능점수를 영역별로 적용하거나 특정 영역에 가중치를 주는 등 반영내용이 각기 다른 것도 중요한 고려요인이다.

◇수능 외 전형요소 비중 커질 듯="중상위권 이상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대학은 대부분 논술이나 구술면접을 치르기 때문에 수능보다 논술·면접에 의해 당락이 좌우될 것이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

"상위권 학생들은 비중이 커진 구술면접·논술에 대한 부담 때문에 눈치작전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영역별 반영 대학은 수험생들이 몰려 경쟁률·커트라인이 동반 상승할 전망이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

"수능성적보다 학생부 성적이 유리할 경우에는 남은 2학기 수시에 적극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입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수능의 일부 영역만 반영하고 가중치를 두는 대학들이 늘면서 이에 맞춰 입시전략을 세우는 수험생들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총점보다는 대학별로 반영하는 영역별 점수에 따라 유·불리를 따지는 철저한 '맞춤식' 전략이 성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일학원 신영 평가이사는 "총점이 같더라도 영역별 또는 가중치 적용 대학에 지원할 경우 유·불리가 확연하게 드러난다"며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지원전략을 짤 때 이 점을 특히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두터워진 중상위권 학생들의 경쟁 속에 재수생들이 강세를 보인다면 재학생들은 하향지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수험생 안도, 교사들 분주=1교시 언어영역이 예상보다 어려워 긴장했던 수험생들은 2교시 수리, 3교시 사회·과학탐구 영역이 상대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되자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모의고사 3백60점대인 서울 진선여고 손은진(18)양은 "언어영역에 생소한 지문이 등장하긴 했지만 난이도는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해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남외고 졸업생인 선성인(19)양은 "수리영역에서 새로운 문제유형이 별로 없었고, 종전의 수능시험 또는 모의고사 문제와 비슷한 문제가 많았다"면서 "상위권 학생들은 최소 5점 이상 오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일선고교에서는 대체로 평이한 출제를 환영하면서도 영역별 가중치 부여 정도가 제각각인 각 대학의 입시요강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분위기다.

서울 개포고 3년 담임 강덕화 교사는 "언어영역이 까다로웠다는 분석에 따라 인문계 학생들의 경우 대학 지원에 앞서 언어에 가중치를 주는지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여의도고 문평기 진학담당 교사는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돼 재학생들도 재수생들에 비해 크게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며 "7일 가채점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진학지도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목·정용환·손해용 기자

gojhm@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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