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 형태 불규칙한 환자 라식 수술 길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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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7면

근시를 교정하는 라식 수술에 웨이브 프런트(Wave front)개념이 도입되면서 수술이 더 정밀해지고 있다.

웨이브 프런트란 눈을 통해 들어간 빛의 굴절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는 개념. 각막·수정체를 거쳐 망막에 맺히는 상(象)을 측정, 각막을 얼마만큼 깎아야 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종래 라식 수술을 위해선 굴절검사 및 각막 표면의 굴곡을 측정하는 각막 지형도 검사를 했다. 이러한 검사는 각막에서 반사되는 빛을 측정·분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망막을 통해 나오는 빛의 굴절과는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림 참조>

웨이브 프런트 분석기는 각막을 수천 개의 작은 점으로 나눠 빛을 통과시킨 뒤 망막에서 반사되어 돌아오는 빛의 오차를 계산한다.

그리고 계산된 데이터를 각막을 깎는 레이저 기기에 입력, 오차만큼의 굴곡을 교정한다.

최근 세란안과(서울 삼성동)이영기 원장이 웨이브 프런트 기술을 이용, 40안(眼)을 수술한 결과에 따르면 1.0 이상의 시력 회복이 34안으로 85%, 1.5 이상도 15안으로 38%에 이르렀다.

이원장은 "기존 라식수술과 비교하면 사물의 구별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사물의 경계가 또렷하게 보이는 등 시력의 질이 좋아진 것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브 프런트의 장점은 각막의 형태가 불규칙해 기존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던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러가지 유형의 부정 난시 수술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원장은 "종래 라식 수술을 받은 사람의 0.5∼1%에서 발생하는 야간 눈부심·시야 흐려짐 같은 불만이 웨이브 프런트 기술 도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비식스사에서 개발한 이 제품은 올 8월부터 들어오기 시작해 현재 세란안과·신촌세브란스·ALC안과 등 10여대가 도입됐다.

고종관 기자

kojok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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