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타 사망 진심으로 사죄 취임후 하루도 편한날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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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명재 검찰총장은 4일 오후 8시45분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 도착해 "많은 국민이 성원을 해줬는데 크나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 "우리 직원이 잘못해 사망사고가 난 이상 당연히 총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사표 제출 배경을 밝혔다.

대검 참모들과 미처 작별 인사를 못해 대검 근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왔다는 李총장은 반주로 술을 한잔 기울인 듯했다. 굳은 표정이었던 출근 당시와는 달리 李총장은 간간이 미소를 짓는 등 한결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다음은 李총장과의 일문 일답.

-사표 제출 소감은.

"지난 1월 17일 취임한 이후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이번 사건 전까지 국민과 언론이 도와줘서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었던 같다. 검찰이 제 자리를 찾고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도와달라. "

-언제 사표 제출을 결심했나.

"조사 도중 숨진 피의자의 사인이 직원들의 가혹행위로 밝혀지면서다. "

-사표가 반려되면 어떻게 하나. 남아서 수습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에는 반드시 떠나야 한다. 내가 물러나는 것만이 검찰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사표 제출에 정치권의 압력이 작용한 것은 아닌가.

"그런 것은 아니다. 마땅히 총장으로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

-김정길 법무부 장관도 사표를 냈는데.

"검찰을 총괄하는 내가 잘 보필하지 못해 누를 끼친 것 같다. 죄송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금도 검찰 청사에는 불이 밝혀져 있고 많은 직원들이 범죄와 싸우고 있다. 그들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계속 격려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

전진배 기자

allonsy@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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