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엽기 포스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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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포스터에서부터 시선을 잡아두려는 아이디어가 만발하고 있다. 내년 초 개봉할 '이중간첩'은 1970년대에 흔히 볼 수 있었던 반공 포스터 이미지로 남북 대결이란 상황을 드러내고, 80년대 분위기를 물씬 풍길 예정인 '품행제로'는 옛날식 극장 간판을 연상시킨다. '몽정기'는 화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인터넷 성인 사이트를 패러디했고, 국내 최초의 뮤지컬 코미디를 내세우는 '미스터 레이디'는 금색 테두리의 화려한 액자 속에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소찬휘가 요염한 자태를 뽐내는 모습을 부각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포스터(사진)도 엽기적이다. 여선생과 제자의 관계를 닭을 중심으로 표현했다. 문제아 고교생 지훈은 '쌈닭'으로, 공부만 아는 여대생 수완은 '촌닭'으로 희화화했다. 닭을 잡듯 방수 앞치마를 두르고 장화를 신고 야구 방망이를 들고 있는 김하늘의 모습이 우습다. '닭(?)치고 공부하자''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등의 살벌한 구호도 붙었다. 마케팅을 맡은 엄주영씨는 "요즘 포스터는 유치하지만 눈으로 읽고 즐기는 쪽으로 제작된다"고 말했다. 코미디 영화가 득세하는 최근 상황의 반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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