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노하우를 인터넷에 모두 담았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8면

삼성SDS 최고지식관리자(CKO·★) 박준성(48·사진)상무는 최근 임직원들로부터 "존경받아 좋겠어요"라는 농담을 자주 듣는다.

朴상무가 지난 2년간 추진한 지식경영의 교본화작업 덕분에 삼성SDS가 세계적인 지식경영컨설팅업체 텔레오스사가 주는 '아시아에서 가장 존경받는 지식경영기업'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상은 그동안 GE·HP·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기업만 받았다. 이번에 삼성SDS는 한국 기업으론 처음으로 소니·도요타·후지제록스 등과 함께 선정됐다.

朴상무는 "지식경영이란 직원들이 알고 있는 각종 지식, 예를 들어 제안서 만드는 법, 출장보고서 작성법, 시장정보 등을 모아 경영에 활용하는 것"이라며 "삼성SDS는 아리샘이라는 컴퓨터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이 모은 지식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朴상무가 삼성SDS의 지식경영시스템 구축을 위해 중점을 둔 것은 업무처리형식의 교본화. 대표적인 것이 테마파크인 에버랜드에 구축한 고객불만대응 지식시스템이다.

에버랜드에는 주말에 손님이 많이 몰린다. 당연히 고객들의 불만도 많이 발생한다. 문제는 휴일에 담당자가 출근하지 않을 경우 고객의 불만을 즉각 해결해주지 못하는데 있었다.

"업무처리방식과 방법을 컴퓨터시스템으로 교본처럼 만들어 온라인 상에 항상 띄워둡니다. 그러면 담당자가 없더라도 다른 직원이 온라인을 통해 업무처리방식을 현장에서 바로 배워 대처하죠. 고객의 불만이 즉각 해결되는 시스템입니다."

그는 "이같은 지식경영시스템 구축에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지식공유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상을 탄 것은 이 덕분"이라고 밝혔다.

현재 삼성SDS는 월 9천건의 신규지식을 등록하고, 직원 1인당 월평균 33건의 지식을 업무에 활용한다. 지식 등록을 독려하기 위해 직원들이 알고 있는 지식을 아리샘에 올릴 때마다 사이버화폐를 지급하고, 분기마다 현금으로 바꿔주는 보상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1983년 미국 유학길에 오른 朴상무는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시스템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이 대학에서 교편을 잡으며 종신교수 자격까지 얻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지식을 국내에 알리고 싶어 지난해 1월 귀국, 삼성SDS에 합류했다.

김종윤 기자

yoonn@joongang.co.kr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는 최고 결정권자를 최고경영자(CEO)라고 합니다. CKO는 기업의 최고지식관리자(Chief Knowledge Officer)를 부르는 말입니다. 현대 기업경영의 특징 중 하나는 여기저기 널려 있는 지식을 잘 모아 생산성을 높인다는 점입니다. CKO는 기업이 확보해야할 각종 지식들을 모아 직원들이 서로간에 잘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일을 책임지는 임원을 말합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