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이 지구력 판가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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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3면

완주의 성취감을 누리고 좋은 기록을 내려면 D데이 1주일 전부터 식품섭취에 신경써야 한다.

대회 1주 전부터 3∼4일 전까지는 탄수화물이 많이 든 음식의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대신 단백질이 풍부한 닭가슴살·살코기 등을 먹으면서 운동을 강도 높게 해서 근육 속의 글리코겐(달릴 때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을 거의 비워놓아야 한다. 그래야 빈 자리에 글리코겐을 더 많이 채워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회 3∼4일 전부터 대회 전날까지는 밥·감자·고구마·국수·과일·채소 등 탄수화물 식품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때는 하루에 쓰는 전체 열량의 70% 가량을 탄수화물에서 얻는 고(高)탄수화물 식사를 하면서 가벼운 운동을 곁들이는 것이 이상적이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박원하 교수는 "이 시기에 탄수화물 음식을 집중적으로 섭취하면 근육 속 글리코겐의 저장량이 평소의 두배로 늘어나 지구력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대회 당일에는 출발 3∼4시간 전에 탄수화물 음식으로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부피가 큰 음식이나 지방이 많은 달걀 프라이·베이컨·소시지 등은 피하고 과일 주스와 잼 바른 토스트, 혹은 국과 밥 한공기 등 가벼운 아침식사가 적당하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을 경우 자칫 경기 도중 설사를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수분 공급은 출발 10∼20분 전에 물 한컵을, 레이스 도중에는 탄수화물이 5∼8% 든 스포츠 음료를 15분마다 한컵씩 마시면 탈수 예방·에너지 공급·피로 발생 지연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탄수화물 함량이 너무 높은 과일주스(12∼15%)나 청량음료(약 11%), 지방함량이 높은 우유, 커피·차 등 카페인 음료는 권장되지 않는다.

골인점을 통과하거나 레이스를 포기한 후에는 2시간 안에(가능하면 20분 안에) 탄수화물 음식을 섭취해야 고갈된 글리코겐을 빨리 보충할 수 있다.

박태균 식품의약 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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