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배 2002 포스트시즌>또 연장혈전… 기아'멍군 1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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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로 맞선 11회말 2사 만루. 볼카운트 2-1에서 김종국(기아)의 방망이를 떠난 타구가 떠올랐다. 빗맞은 타구는 왼쪽 외야로 날아갔고, LG 좌익수 박용택과 유격수 권용관이 혼신의 힘을 다해 타구를 쫓았다. 그 시간은 채 3초가 안걸렸지만 느낌으로는 한없이 길었다. 타구는 정점을 지나 낙하하기 시작했다. 타구를 쫓던 박용택이 몸을 날려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다. 그 순간 1루에 도착해 타구를 바라보던 김종국이 '펄쩍'하고 뛰어올랐다. 그라운드에 흐르는 흰점 하나. 박용택의 글러브를 스치며 떨어진 공이 보였다. 끝내기 안타였다.

기아가 27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로 승리, 1차전 연장 패배를 설욕하며 1승1패로 플레이오프의 균형을 맞췄다.

<관계기사 s2면>

혈투였다. 1차전 11회 연장에 이어 2차전도 똑같은 연장 11회 접전.

1회말 홍세완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린 기아는 2-1로 앞선 8회말 이종범과 김종국이 포스트시즌 통산 열번째 랑데부 홈런을 때려 4-1로 점수를 벌려 승부를 결정짓는 듯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3연승의 상승세를 탄 LG는 9회초 2안타와 4사구 세개로 3점을 뽑는 저력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기아는 LG 마무리투수 이상훈을 상대로 10회말 1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으나 홍세완이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난 뒤 대타 이현곤마저 삼진으로 돌아서 아쉽게 기회를 놓쳤다. 11회말 또 한번 1사 만루의 찬스를 잡은 기아는 이종범의 유격수 땅볼 때 홈으로 뛰어들던 대주자 김민철이 아웃돼 또다시 기회를 무산시키는가 했으나 김종국이 행운의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3시간49분에 걸친 접전을 마감했다.

3차전은 29일 오후 6시 잠실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치러진다.

광주=이태일·김종문 기자

pinetar@joongang.co.kr

◇플레이오프 2차전

▶광주(연장 11회)

L G 000 010 003…0│4

기 아 101 000 020…1│5

최향남, 이동현(3), 장문석(7), 이승호(8), 이상훈(9), 최원호(11):키퍼, 김진우(8), 이강철(9)

(승) 이강철 (패) 최원호 (홈) 이종범(8회1점) 김종국(8회1점·이상 기아)

◇1차전 전적(26일)

L G 6-2 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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