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계열사'생존실험'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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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SK그룹 계열사들이 시한부 생존실험에 들어간다.

SK는 계열사들에 2005년까지 21세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방안을 찾도록 하고, 이를 찾지 못하는 계열사는 사업철수·통폐합 등의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하기로 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21일부터 제주도에서 손길승 회장·최태원 SK㈜ 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리고 있는 CEO 세미나에서 이날 확정한 '제주선언'의 기본 골자다.

SK그룹이 이번 세미나에서 정한 생존 자격이 있는 기업의 기준은 ▶확실한 차세대 사업모델을 찾아 경쟁력을 확보하고▶글로벌 수준의 효율적인 운영방식을 찾고▶경제적 부가가치(EVA:영업이익 중 세금과 자본비용을 공제한 금액)를 플러스 이상으로 유지하는 등 세가지다. SK는 2005년에 계열사들을 평가해 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당분간 이익이 나더라도 사업철수·통폐합 등을 단행키로 했다.

손길승 회장은 "파산위기 등 눈에 보이는 경쟁력 상실 신호를 확인하고 철수하면 늦다"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기존 가치에 기생하거나 기존 가치를 오히려 깎아먹는 기업은 속히 퇴출하는 것이 전체 기업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孫회장은 또 "세계경제의 장기침체 가능성이 크고 금융시장 불안정성과 불확실성도 높은 혼란한 상황에서 기업은 생존에 필요한 필요충분 조건을 갖춰야만 한다"며 "계열사들은 자기 생존방식을 각자 찾도록 하라"고 덧붙였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내년에 계열사 CEO들이 완수할 과제로 ▶인재를 확보하고 중국사업에서도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등 미래성장을 위한 준비 강화▶생존조건 확보▶실적에 따른 책임경영 확립 등을 제시했다. 특히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단계별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CEO와 회사에는 파격적으로 보상하고 목표달성에 실패할 경우에는 인사에 엄격하게 반영할 방침이라고 SK측은 밝혔다.

양선희 기자

sunny@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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