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마음 쟁탈전 남성복 맞수… 여성복 맞수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남성복 시장의 맞수인 제일모직과 LG패션이 이번에는 여성복 시장으로 전선을 옮겨 일전을 벌일 태세다. 두 업체는 최근 각각 여성복 브랜드를 새로 출시하거나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여성복 사업의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여성의류 업계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이 이끌던 여성복 시장에서 선두 패션업체간 경쟁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업체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제일모직은 여성 정장과 액세서리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말까지 여성정장 브랜드 '구호'의 매장을 새 단장하고 여성용 핸드백과 모자.지갑 등을 취급하는 '빈폴 액세서리' 매장을 지난해 10월 롯데백화점 본점에 여는 등 여성복 사업부문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빈폴 레이디스'와 '엘르'의 판매가 최근 크게 늘고 있어 회사내 여성복 사업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의 삼성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승진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차녀 이서현 상무보가 여성복 디자인과 판촉 전략에 자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패션은 여성복 부문 강화를 위해 지난 1일 '데코' 출신의 김영순(43) 상무를 영입했다. 김상무는 '데코', '텔레그라프', '아나카프리'등의 브랜드를 성공시킨 여성의류 마케팅의 전문가이다. 김상무 영입에는 구본걸 LG패션 부사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사장은 LG 구본무 회장의 사촌이다. LG패션은 또 올 하반기 캐주얼 의류인 '헤지스' 여성복을 출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여성정장 브랜드도 만들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 달부터 선보이는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라푸마'의 여성복 비중을 50%까지 확대했다"며 "의류사업 다각화를 위해 여성복에 더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일모직은 지난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운 LG패션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LG는 특히 제일모직의 캐주얼 의류 브랜드 '빈폴'을 겨냥한 비교 광고를 내기도 했다. 2004년 1~9월 제일모직 패션부문과 LG패션의 매출은 각각 6628억원과 3750억원이었다.

홍주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