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함께 힘 합쳐 태권도 우수성 살려야" 北 시범단 어제 오전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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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개발 문제와 태권도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정치 얘기 말고 태권도와 체육 얘기 합시다. "

23일 인천국제공항. 쌀쌀한 날씨만큼이나 핵 파문에 대한 북한 태권도 시범단 황봉영 단장의 반응은 칼날이 서린듯 차가웠다. 그러나 그뿐, "북남 태권도의 호상간 방문은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지 한 민족끼리 힘을 합쳐 통일을 이루려는 민족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말로 분위기는 다시 전환됐다. 사상 최초로 남한에서 북한 태권도를 선보일 북한 태권도 시범단 41명이 23일 오전 10시 입국했다. 서해직항로를 통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북한 시범단은 간단한 입국 절차를 밟은 뒤 숙소인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로 이동, 여장을 풀고 3박4일간의 방한 일정에 들어갔다.

북한 시범단장인 황봉영 조선태권도위원회 위원장과 김영철(조선태권도위원회 부위원장)·함용익 부단장(조선태권도위원회 국장) 등 북측 임원들은 공항 귀빈실에서 구천서 대한태권도협회장 등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던 태권도협회 임원들과 15분 동안 환담을 했다.

구회장이 "아시안게임에 이은 북한 태권도시범단의 서울 공연이 민족의 동질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인사말을 건네자 황단장은 "전통 무술인 태권도의 우수성과 위력을 남김없이 시위하겠다. 북남간의 공통점과 우수성은 살리고 차이점은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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