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유행 키워드 '테크노 섹슈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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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유행은 변한다. 과거의 트렌드가 첨단 기기와 현대적 감성에 섞여 새로운 유행을 만든다. 2004년 패션 키워드였던 메트로 섹슈얼의 뒤를 이를 2005년 패션 트렌드는 무엇일까. 업계는 올해의 패션 코드로 '테크노 섹슈얼'를 꼽고 있다. 외모뿐 아니라 디지털 기기에 관심을 갖는 20~40대 남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유통업계에서도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 김석주 바이어는 "'테크노 섹슈얼'은 감성은 여성적이지만 활동은 남성적인 경향이 있다" 며 "올해의 유행 키워드를 '테크노 섹슈얼'로 보고, 이들을 겨냥한 제품을 많이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크노 섹슈얼'은 어떤 스타일인가='테크노 섹슈얼'은 외모와 자기 치장에 관심이 높은 '메트로 섹슈얼'의 DNA를 그대로 계승한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간다. 이들은 외모뿐 아니라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최신 휴대전화.MP3 플레이어.노트북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에 많은 돈을 쓴다.

자연히 패션도 이 디지털 기기를 가지고 다니기 편한 제품을 찾는다. 남들에게 멋지게 보이면 더욱 좋다.

2005년의 '테크노 섹슈얼'은 '메트로 섹슈얼'과 다른 라이프 스타일을 즐긴다.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때 '메트로 섹슈얼'이 멋지게 치장하고 경기장에서 응원한다면, '테크노 섹슈얼'은 차량용 PDA를 통해 한강변에서 위성으로 생중계를 즐긴다. '메트로 섹슈얼'이 파티로 여가 시간을 보낸다면, '테크노 섹슈얼'은 휴대 전화로 메신저에 접속해 친구들과 만난다. 화장품이나 화려한 옷을 구입하는 데 주로 돈을 쓰는 '메트로 섹슈얼'보다 '테크노 섹슈얼'은 실용성을 중시한다. 남성복브랜드 지이크의 구희경 실장은 "'테크노 섹슈얼'은 화려한 색상보다 실버.블랙.화이트 색상을 선호하고 기능성 액세서리를 좋아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들의 취향에 맞춰 활동적인 디자인의 옷들을 많이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떤 제품이 잘 팔릴까=남성복이나 스포츠 의류 업체들은 '테크노 섹슈얼'을 겨냥한 상품을 발 빠르게 내놓고 있다. 주로 평상복으로도 입고 스포츠도 즐길 수 있는 다기능성 의류가 많다. 디지털 기기를 넣는 수납 공간도 빠지지 않는다. 제일모직의 SS311이 내놓은 스노 보드용 점퍼(28만9000원)에는 옷 안쪽에 MP3플레이어를 넣을 수 있는 주머니가 달렸다. 이 브랜드에서 선보인 스포츠 가방(6만8000원)도 디지털 기기용 주머니가 달려 있다. 고무를 소재로 어깨 밴드를 만들어 인라인 스케이트나 스노 보드를 탈 때 활동하기 아주 편하다.

엔진(N.Gene)은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 전화를 넣을 수 있는 '팔뚝 가방'을 내놨다. 손목 밴드처럼 팔에 끼고 다닐 수 있다. 가격은 1만9000원.

FnC코오롱의 안트밸트는 디지털 기기 수납용 주머니를 팔과 안쪽에 부착한 'FX1.0점퍼(43만8000원)'를 내놨다. 현대백화점 등 유통 업체는 안트밸트 회원으로 가입하면 이 점퍼를 19만8000원에 할인 판매한다. 스포츠의류 브랜드 EXR은 PDA 전용 가방을 4만5000원, 5만5000원 등 두 가격대로 출시했다.

디지털 기기도 아름답게 보이면서 사용하기 편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인터넷쇼핑몰 디앤샵(www.d&shop.co.kr)은 목에 걸칠 수 있는 무선 헤드셋을 판매 중이다. 소노릭스의 '블루투스 오디오 플레이어 OBH-0100'(20만6900원)은 헤드셋에 음악을 저장해 들을 수 있고 컴퓨터와 무선으로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는 제품이다. 음악을 듣지 않을 때는 목에 걸어 목걸이처럼 쓴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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