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니, 美외교 좌지우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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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좌우하는 사람은 강경파인 딕 체니(사진)부통령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신문은 국민적 인기가 콜린 파월 국무장관에게 쏠리고, 대통령 근접 보좌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이 맡지만 실제로 부시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은 체니 부통령이 주도해 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체니 부통령은 "미국은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대량살상무기 등의 문제에 적극 대처, 세계에 본보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며 이를 대통령과의 독대(獨對)를 통해 관철해 왔다.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초강경 이라크 결의안 초안은 체니 부통령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체니 부통령의 '파워'는 외국 정가에도 알려졌다. 최근 카자흐스탄 정부는 반체제 인사 탄압을 이유로 체니 부통령이 카자흐스탄 외무장관과의 면담을 취소하자 곧바로 이 인사를 석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백악관 내에서는 체니 부통령의 영향력이 막강해지자 그를 보좌하는 14명의 외교전문가 자문단을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 자문기구인 국가안보회의(NSC)에 빗대 '미니 국가안보회의'로 부를 정도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떨어진 파월 국무장관과 라이스 보좌관은 '영역 침범'이라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병건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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