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저작권 홍역>美'제2 냅스터' 출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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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미국의 유명 음반사들이 '카자(www.KaZaA com)'라는 정체불명의 멀티미디어 다운로드 프로그램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다.

카자는 인터넷을 통해 공짜로 음악이나 비디오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저작권 소송을 당했던 냅스터의 아우쯤으로 보면 된다. 냅스터가 자신을 다 드러냈다가 음반사들의 공격을 받아 좌초되는 걸 본 카자는 철저히 자신을 숨기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7일 카자를 이용하는 네티즌이 1백50개국 6천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음반업계는 아직도 카자의 실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곳은 샤먼네트워크라는 회사로 국적은 바누투란 남태평양의 한 조그만 섬나라다. 그러나 서버는 덴마크에 있고, 사이트 관리는 호주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자의 소스코드가 최근 발견된 곳은 에스토니아였다. 냅스터가 음악파일만을 대상으로 한데 비해 카자는 비디오나 사진도 다운받을 수 있어 영화·TV업계도 신경이 곤두섰다.

음반사와 영화사들은 일단 샤먼네트워크를 물고 늘어지기로 했다. 이 회사가 미국의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며 최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소송을 낸 것이다.

이에 대해 샤먼은 미국 내에 아무 자산도 없고, 어떤 영업도 하지 않는데 미국법으로 다스린다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고 반박했다.

양측의 법정 공방은 다음달 18일 있을 예정인데, 인터넷 공간에서 특정 국가의 법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sims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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