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선대위 "5者연대는 害黨 행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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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내 갈등이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노무현(盧武鉉)후보 쪽의 선거대책위원회와, '반창 비노'(反이회창, 非노무현)연대를 도모하는 '후단협'간 격돌 수위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8일엔 후단협의 '5자 연대' 추진에 선대위 측이 "해당(害黨)행위"라고 비난하면서 후단협 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배(金令培)의원 등을 당기위에 회부하는 문제까지 거론했다. 이에 金의원은 "징계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이날 중앙당 당직자들에 대해선 선대위 파견(1백68명)과 사무처 잔류(29명)로 나누는 인사 이동도 이뤄졌다.

◇"국민 경선은 사기"=대선후보 경선 때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김영배 의원은 盧후보의 '국민 경선에 의해 선출된 후보'라는 논리를 반박했다. 金의원은 "사기치지 마라. 그게 어디 국민 경선이냐"면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국민이 몇사람이나 되느냐, 대부분 후보들이 동원한 것이지"라고 말했다. 金의원은 경선 당시 "주말이면 온 국민이 내 입을 주시한다"고 자부했었다.

金의원은 자신의 징계 문제가 거론된 데 대해서도 "윤리위원장이 이인제(李仁濟)의원 계보인 송천영(宋千永)전 의원"이라며 "마음대로 해보라 그래"라고 거칠게 대응했다. 이날 민주당 원외위원장 57명은 '통합 신당과 대선후보 단일화추진 원외위원장협의회'를 결성, 盧후보를 압박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정몽준 의원은 실용적 개혁주의자로, 중도개혁을 표방하는 우리와 연대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뺄셈 정치도 감수"=선대위는 본부장단 회의를 열어 "당 안에서 창당주비위를 추진한다든가, 당 밖의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행동은 당을 해롭게 하는 분파행동"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전날 있은 이한동(李漢東)전 국무총리의 대선 출정식에 전용학(田溶鶴)·송영진(宋榮珍)의원 등 소속 의원 10여명이 몰려간 것이 감정을 돋웠다. 김경재(金景梓)홍보본부장은 "후보를 쇼핑하고 있는 것이냐"고 비아냥댔다.

盧후보는 결별 의사를 밝혔다. 경실련 토론회에서 그는 "덧셈정치 하라고 하는데, 보태서 안될 사람을 보태면 두고두고 분열과 갈등 요인이 된다"며 "잘못한 덧셈은 바로잡고, 필요하다면 뺄셈도 하겠다"고 말했다.

盧후보는 후보 단일화 요구도 "대의와 명분이 뚜렷하지 않은 정치집단은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해 버림받게 되고, 버림받으면 지금 몇명이 모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갈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정민·서승욱 기자 jm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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