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제2의 지소연’ 지켜보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20세 이하(U-20) 대표팀의 선전으로 무관심의 그늘에서 벗어난 여자축구가 이어지는 빅매치를 통해 도약을 노린다.

이제는 동생과 언니가 나설 차례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여자 U-17 대표팀은 다음 달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출전한다. 언니들 못지않은 기대주들이다. 여자 U-17 대표팀은 아시아 최강이다. 지난해 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U-16 선수권에서 라이벌 일본·북한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U-20 대표팀은 지난해 AFC 여자 U-19 선수권에서 북한·일본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여자 U-17 대표팀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달 15일부터 18일간 미국 애틀랜타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여자축구의 본고장에서 강팀을 상대로 실전을 통해 국제 경험을 쌓는 데 주력했다. 미국의 주 선발팀(U-22), 프로팀과의 네 차례 대결에서 3승1패를 기록했다.

여자 U-17 대표팀에는 ‘제2의 지소연’ 여민지(17·함안 대산고·사진)가 있다. 지소연이 테크닉을 무기로 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라면 더 빠르고 저돌적인 여민지는 최전방 공격수다. 중학생 때부터 여자축구 무대를 평정한 게 지소연과 꼭 닮았다. 현재 발목 인대 부상을 털고 대표팀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최 감독은 “U-20 대표팀의 선전은 우리에게 부담이 아니라 격려다. 선수들이 ‘언니들도 저만큼 했다. 우리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어느 대회든 목표는 우승”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12일 재소집하는 여자 U-17 대표팀은 20일부터 미국 마이애미에서 아일랜드·뉴질랜드·캐나다와 평가전을 치른 뒤 31일 대회가 열리는 트리니다드토바고로 건너간다.

11월에는 중국 광저우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여자축구의 맏언니 성인대표팀이 나서는 무대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는 23세 이하라는 연령 제한이 있지만 여자축구에는 제약이 없다.

부쩍 기가 오른 후배들의 합류가 반갑다. 지소연(한양여대)을 비롯해 공격수 정혜인(현대제철), 수비수 임선주(한양여대)는 여자 U-20 대표팀의 주축이자 여자 대표팀 멤버이기도 하다.

아시아 여자 성인축구에서 한국은 4강권이다. 북한과 일본의 아성이 견고하다. 하지만 어느덧 중국과는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상엽 여자 대표팀 감독은 “올해 중국과 1무1패를 기록했다. 경기 내용은 대등했다. 중국과는 해볼 만하다. 결승까지 올라가 일본이나 북한과 대결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장치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