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씨 자해논란 밝힐 열쇠 뱃속 이물질 어디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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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 장남 이정연씨의 병역 의혹을 제기한 김대업(金大業·41)씨가 복통으로 입원하면서 벌어진 정치권의 자해 공방의 진위를 가려줄 증거였던 金씨 뱃속 이물질이 분석 의뢰 과정에서 사라진 것으로 6일 확인됐다.

金씨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 B병원 관계자는 "진단 과정에서 그의 배에서 발견된 3㎝ 크기의 이물질에 대한 분석을 외부기관에 의뢰했으나 중간에서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분석 기관에서 폐기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병원 측이 분석을 의뢰했다는 곳은 조직검사를 전문으로 하는 서울 T병원. 이 전문병원 원장은 "B병원에서 의뢰한 생체조직에 대한 검사 결과를 지난 2일 통보해줬다.

그러나 우리 검사 담당자는 그외 이물질을 받은 기억이 없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안 그래도 그런 얘기가 있어 쓰레기통까지 다시 뒤지고 했는데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이물질은 지난달 26일 서울지검 청사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다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金씨가 병원 진단을 받다 뱃속에서 발견됐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지난달 30일 대검 국감에서 "金씨가 검찰 수사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일부러 자해한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물론 金씨는 이를 전면 부인했었다.

이물질이 사라짐에 따라 金씨가 자해를 시도했는지는 당분간 풀기 어렵게 됐다. 그동안 이물질이 무엇인지를 놓고 '철제 물질' '녹말로 만든 이쑤시개' 등 여러 추측이 나왔다.

한편 서울지검 특수1부는 수사 마무리 차원에서 정연씨 등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할지에 대해 이번주 중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검찰은 또 김대업씨 녹취 테이프에 대한 성문분석 결과를 이번 주말께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강수 기자

pine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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