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ROE 사상최고 확실 <자기자본이익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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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올해 상장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정기예금 금리의 두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뒤 1백을 곱해 산출하는 것으로, 기업이 투자재원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따라서 이 수치가 금리를 넘어선다는 것은 기업의 이익 창출력이 금리수준을 웃도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거래소는 3일 12월 결산 상장법인 중 금융회사 및 관리종목·자본잠식법인 등을 제외한 4백32개사의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ROE를 산출한 결과 평균 7.03%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8월 말 기준)인 4.73%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상장사가 올 상반기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데 따른 것으로 하반기 순이익까지 반영해 연간 ROE를 산출하면 10%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 실적 기준 ROE는 3.01%였고 연간 ROE는 6% 수준이었다.

특히 조사 대상 상장사 중 2백18개사(50.5%)는 상반기 실적만으로도 ROE가 이미 정기예금 금리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해운의 ROE가 1백22%인 것을 비롯해 새한미디어·삼성제약 등 12곳은 20%를 넘는 ROE를 기록했다. 업종별 ROE를 보면 통신업(11.2%)·전기전자(10.7%) 등 13개 업종이 상반기 실적만으로도 정기예금 금리수준을 넘어섰고 기계(4.62%)·철강금속(4.37%)·섬유의복(1.08%)·의료정밀(0.21%)이 미달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ROE는 주식투자의 기대수익률과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있다"며 "ROE가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게 은행에 예금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높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 투자자의 관심종목이 주가 상위사에 몰리는 것을 감안해 1백30곳만을 추려 산출한 결과 올해 ROE는 사상 최고치인 14.1%로 예상됐다"며 "이는 6% 정도인 3년 만기 회사채 연간 수익률의 두배를 넘어서는 것이어서 예금은 물론 채권보다도 주식이 훨씬 매력적인 투자처임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래프 참조>

삼성증권 이기봉 수석연구원도 "하반기 국내기업의 순이익이 상반기에 비해 다소 떨어지더라도 주가가 상위 80%에 드는 상장사의 올해 ROE는 16.4%로 예상된다"며 "최근 주가가 미국 증시 불안과 이라크 전쟁 우려 등 해외요인 때문에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펀더멘털(기초여건)만 보면 상승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차진용 기자

chaj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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