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까지 가죽느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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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겉만 터프한 것으론 부족해."

올 가을 패션 코드는 가죽. 멋쟁이 축에 끼고 싶다면 가죽 블라우스나 트렌치 코트 한두벌쯤은 장만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진짜 멋쟁이가 되고 싶다면 이 정도로는 어림없다. 속옷에까지 가죽·스웨이드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진짜 가죽이나 스웨이드로 보이는 이 속옷들은 나일론 스판 소재 위에 호랑이·표범 가죽무늬를 넣은 것.

편안한 착용감과 개성있는 감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전략이다.

가죽 느낌의 속옷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것은 2000년 가을. 당시엔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한 구색 상품 정도로만 인식됐었다.

가죽 소재의 겉옷이 유행을 타면서 이제는 업체들의 본격적인 마케팅이 시작되고 있다.

임프레션은 최근 동물 가죽 무늬를 살린 가죽·스웨이드 느낌의 커플 속옷을 내놓았다.

가죽의 매끈하고 번쩍거리는 느낌과 스웨이드의 부드러운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어 겉보기엔 진짜 소재와 다를 바 없다.

휠라 인티모도 브라운 계통의 가죽 광택 원단을 사용한 ?누드 브래지어?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제임스 딘 역시 이달 중에 폴리에스테르 90%, 폴리우레탄 10% 재질의 스웨이드 느낌 속옷을 출시할 예정이다.

가죽과 함께 벨벳 소재도 인기몰이 중이다.

비비안이 내놓은 벨벳 가운은 털을 짧고 촘촘히 짜넣어 손세탁이 가능하고 스판 소재를 함께 써 활동하는데도 불편하지 않다.

속옷 소재가 겉옷 유행에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은 2∼3년 전부터다.

특히 지난 봄·여름 시즌에 겉옷·속옷 모두에서 데님(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같은 경향이 정착되는 분위기다.

임프레션의 강은영 디자인팀장은 "소비자들이 속옷에도 자신의 개성을 담고 싶어하면서 겉옷의 유행이 그대로 속옷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계절과 가죽 느낌 모두에 어울리는 브라운·골드 컬러의 제품이 히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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