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 위기가 美 안보 최대 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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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일본의 경제불안이 국제금융계뿐 아니라 국제정치와 안보차원에서도 최대의 위협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일 미 중앙정보국(CIA)이 일본의 경제위기를 미국에 대한 최대의 잠재적 위협요소로 간주하고, 위기의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경제불안이 이제 안보차원의 위기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국제금융계 및 각국의 정책당국자들은 일본경제의 구조적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평가해 왔다.

일본이 은행 파산에 대비한 법적 체제가 잘 갖춰져 있고, 1997년 이후 일본은행이 상당한 위기관리능력을 쌓았으며, 일본이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본 은행들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갖는 입지가 작아져 일본에 금융위기가 발생하더라도 국제금융계에 미칠 파장이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것도 한가지 위안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일본이 그동안 내부의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은폐해온 점이 더 큰 불안요인이라고 지적한다. 미국의 안보당국은 일본의 장기침체가 본격적인 위기상황으로 번질 경우 아시아 경제가 흔들리고 이 지역의 안보도 위협할 수 있다고 본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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