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PDA핵심기술 유출 기술연구원 대표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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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부장검사 韓鳳祚)는 29일 개인 휴대단말기(PDA) 생산기술 및 초고속 무선 모뎀 관련 정보를 중국으로 빼돌린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 위반)로 천우통신기술연구원 대표 오승철(42)씨와 연구원장 김형호(31)씨 등 두 명을 구속했다.

검찰 관계자는 "PDA 핵심 기술을 외국으로 유출한 사실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吳씨 등은 국내 무선 모뎀 개발업체인 자네트시스템·인텍크텔레콤 등에서 개발한 PDA 단말기 생산 및 모뎀 소스코드(무선 통신을 가능케 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기술을 중국 통신회사인 스카이 네트워크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빼돌린 기술을 이용해 만든 모뎀 2천여개도 중국측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吳씨가 기술을 넘겨주는 대가로 중국측으로부터 1백만달러(약 12억원)를 받기로 한 약정서를 확보, 금품거래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이들이 PDA 개발회사의 e-메일 송수신 기술을 도용한 단서를 포착, 천우통신기술연구원 직원 10여명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자네트시스템·인텍크델레콤에 근무했던 吳씨와 연구원들이 천우통신기술연구원으로 옮겨와 기술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0여명의 연구원들이 2년에 걸쳐 개발한 기술이 유출돼 국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졌으며, 이로 인해 일부 국내 기업들이 무선 모뎀 개발사업 자체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중국이 5년 정도인 IT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국내 기업 인수·합병과 우수 인력 빼가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기술 유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강수 기자

pine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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