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용품 울다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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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주부 전문희(42.서울 반포동)씨는 지난주 할인점에 난방기를 사러 갔다가 빈 손으로 돌아왔다.

전씨는 거실에 놓을 5만원 대 선풍기 형 난방기(사진)를 찾았으나 업체 직원은 "물건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전씨는 다른 할인점과 전자제품 전문 판매점에도 전화로 문의했으나 똑같은 대답을 들었다. 전씨는 "매장에 10만원 대 이상의 값 비싼 라디에이터형 난방기밖에 남아있지 않았다"며 "어쩔 수 없이 난방기 없이 이번 겨울을 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난방용품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지난달 이상 고온으로 일부 업체들이 난방 용품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난방 용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늘었지만 물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하이마트 최신기 과장은 "물건을 확보하기 위해 대리점별 경쟁이 치열하다"며 "10만원 이하의 저가 난방 용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하이마트.전자랜드21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일부 난방용품의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배 뛰었다. 예년에는 1월 난방용품 매출이 12월보다 떨어졌지만 올해는 두 달간의 매출 추이가 역전됐다.

특히 기름값이 비싸지자 전기를 이용하는 선풍기 형 전열기나 전기장판.전기요 등이 잘 팔리고 있다. 이 중 중소 기업이 주로 생산하는 선풍기 형 전열기는 매장별로 제품이 동날 만큼 인기가 좋다.

업체들도 뒤늦게 공급 확대에 나섰다. 전자랜드21은 재고 창고에 보관하던 난방용품을 매장에 배치하고 '정리 세일'을 시작했다. 일부 난방용품 업체들은 지난 주말부터 다시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새로 생산된 제품이 들어오는 이번 주말부터는 공급 부족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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