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대생인수 로비 의혹 "국정원 도청자료가 증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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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24일 국정감사에서 "한화그룹 김승연(金昇淵)회장이 대한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정권 실세에게 로비하도록 전화 지시를 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25일 해당 자료의 출처에 대해 "국가정보원이 도청(盜聽)한 것을 입수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鄭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DJ(金大中)정권의 국정원에서 도청한 것을 국정원 고위 간부가 '한화가 이렇게 대생을 인수해선 안된다'는 정의감과 울분에서 빼서 준 것"이라며 "전달자의 신분, 전달 경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관계기사 4면>

鄭의원은 또 "국정원은 이종찬(李鍾贊)국정원장 시절에도 총풍(銃風)사건을 조작했으나 재판과정에서 조작인 게 드러나자 중국과의 국제전화를 도청한 자료를 판사실에 밀봉해 제출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도청자료에서 로비 대상으로 거론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대통령후보와 한화갑(韓和甲)대표를 공적자금 국정조사의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며 이를 추진키로 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鄭의원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필요하면 정보위원들에게 감청관련 자료를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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