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up] 갤럭시S 약진엔 ‘앱 돌격대’ 3인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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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지난해 11월 아이폰3GS가 국내 출시될 때만 해도 콘텐트 면에서 크게 밀렸던 삼성전자가 길지 않은 기간에 경쟁사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비결은 무엇일까. 해답을 듣기 위해 삼성전자 경기도 수원사업장 MSC(미디어솔류션센터) 솔루션 개발그룹의 유경용(39) 수석연구원과 고민우(37)·김문규(33) 책임연구원을 찾았다. 회사 측이 ‘수훈갑’ 3인방이라고 소개한 이들이다. 주변에서 ‘특공대’의 돌격대라고 부르는 이들이다. 전체 팀원 수는 “기밀”이라며 끝내 알려주지 않았다. 유 연구원은 2008년 MSC 개인부문 대상을, 고·김 연구원은 각각 2005년과 2006년에 외부 공모전 우수상과 금상을 받은 경력이 있다.

‘갤럭시S’ 흥행 돌풍의 주역들이 삼성전자 서울 서초동 사옥에 모였다. 왼쪽부터 고민우·유경용·김문규 연구원. ‘돌격대 3총사’로 불리는 이들은 최고의 스마트폰을 만들라는 특명을 받고 동고동락한 지난 10개월을 돌이키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S 콘텐트의 산파역이 된 엔지니어 3인방에게서 개발 과정을 들어봤다.

-‘특공대’는 언제 결성됐나.

“지난해 10월 MSC 부문 안에서 제각각 일하던 인재 수십 명이 특별 지시를 받고 뭉쳤다. 처음엔 다들 영문을 몰라 많이 긴장했다.”

-지시 내용이 뭐였나.

“최고의 스마트폰에 걸맞은 위젯·앱 등 콘텐트를 개발하자는 것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HW 기술 개발도 진행된 것으로 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는 처음 접하는 것이라 어려웠다. 사용자 반응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작업이 특히 힘들었다. 위젯·앱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반응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0.5초 이내의 반응속도를 내도록 힘썼다.”

-가장 내세울 만한 갤럭시S 콘텐트는.

“‘데일리 브리핑’이라는 위젯이다. 알람이 울리면 데일리 브리핑이 뜬다. 날씨·주식 정보와 헤드라인 뉴스, 개인 일정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 관심 있는 소재를 터치하면 더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하루 시작과 함께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한국형 콘텐트를 갤럭시S의 특징으로 꼽는데.

“책 관련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다른 회사의 콘텐트는 한국 책 비중이 작은데 ‘교보 e북’의 경우 7만여 종의 한국 책이 들어간다. 또 관상을 봐주는 앱, 농수산물·축산물 이력관리 앱도 독특하다.”

-해외 출시되는 갤럭시S의 콘텐트는 어떤 식으로 차별화했나.

“아랍 문화권에는 알자지라 방송의 네트워크가 제공되고, 영국에서는 BBC 방송 뉴스를 제공한다. 지역 밀착형 콘텐트를 발굴했다.”

-무료 앱이나 위젯을 너무 많이 제공하면 개인 개발자들의 참여기회가 줄어드는 것 아닌가.

“개발비와 시간이 많이 걸려 개인 개발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앱을 무료로 배포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개인 개발자들이 앱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회사에서 따로 제공한다.”

문병주 기자, 이경재 인턴기자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응용프로그램. 흔히 앱이라고 부른다. 스마트폰용 앱으로는 게임·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수행하는 것부터 지하철 안내용, 벨소리 변환용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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