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송환대책 마련 호소 "장관 면담도 못하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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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통일부 장관님이 우릴 따뜻하게 맞아주고 위로해 주리라는 기대를 갖고 왔는데,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정말 너무하는 것 아닌가요."

정부차원의 납북자 송환대책을 요구하려 19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를 찾은 최우영(崔祐英·31)납북자가족협의회장은 경찰에 가로막혀 진입이 좌절되자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崔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장관면담도 가능했고,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납북자 문제의 해결을 언급하곤 했는데 이젠 대하는 게 달라졌다"며 정부의 납북자 정책에 섭섭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崔씨는 1987년 백령도 해상에서 납북된 동진호 선장 최종석씨의 딸. 이미일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 이서 피랍·탈북시민연대 대표 등 관계자 10명과 함께 청사를 찾은 崔씨는 "일본은 북·일 정상회담에서 총리가 제일 먼저 자국 납북자 문제를 거론했다"며 "우리는 납북자를 이산가족에 포함시켜 해결하겠다며 미적거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崔씨는 준비한 성명서에서 "일본은 수교협상의 전제만으로 납북 일본인 모두의 생사를 확인하고 송환을 이끌어냈는데 정부는 쌀과 비료·현금을 지원하고도 납북된 자국민의 안위는 왜 언급조차 못하느냐"며 남북당국간 회담에서 이 문제를 주요 의제로 채택하라고 요구했다.

87년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유학중 오스트리아 빈에서 납북된 이재환씨(이영욱 전의원의 아들)의 동생 석환씨도 이 자리에서 "북측이 지난해 형이 사망했다고 알려왔지만 정부는 언제,어떻게 죽었는지 따지지도 못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영종 기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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