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兵風'전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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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국방위의 병풍(兵風) 공방이 18일엔 국방부에서 병무청 국감장으로 옮겨 붙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대통령후보 두 아들의 병적기록표를 둘러싼 논란이었다. 민주당은 조작 의혹을, 한나라당은 컬러 원본의 유출 경위를 따졌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의원은 李후보 차남 수연(秀淵)씨 병적기록표를 문제삼았다. 李의원은 "수연씨의 백부·백모는 1963년 이미 분가해 호적등본에 X표가 적혀 있는데, 이를 부모 이름으로 잘못 알고 병적기록표 부모란에 옮겨 적었다는 종로구청 직원의 말은 사실이 아닐 것"이라며 "사회 지도층 자제에 대한 병무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양수(朴洋洙)의원은 "李후보 장남 정연(正淵)씨와 같은 날 신검을 받고 함께 5급판정을 받은 사람들의 병적기록표 속 필체와 정연씨 병적기록표의 필체가 다르다"며 거듭 조작 가능성을 주장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李후보 두 아들의 병적기록표가 유출된 진원지로 병무청을 지목했다. 이경재(李敬在)의원은 "정권과 야합한 병무청 내부의 프락치가 병적기록표 원본을 빼돌렸을 가능성이 크다"며 "당장 유출자를 색출하고 배후를 규명하라"고 강신육(姜信六)병무청장을 몰아세웠다.

박세환(朴世煥)의원은 "민주당이 97년 국감에서 이미 걸러진 의혹들을 모아 총천연색 삐라 유인물을 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양당 의원들은 병무청 관계자에게서 자기 당에 유리한 답변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했지만 姜청장은 "정황만 가지고 답변할 수 없다"고 버텼다.

이날 방청을 신청했다가 한나라당의 반대로 국감장에 들어오지 못한 김대업(金大業)씨는 병무청 정문 앞에서 시위를 했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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