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에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는 공사가 시작됐다. 우리 측은 이번 연결 사업이 비무장 지대에서 이뤄지는 특수성 때문에 군과 민간 건설업체가 역할을 나눠 공사를 진행하게 된다.
철도와 도로 모두 1.8㎞만을 남겨두고 있는 경의선의 경우 군 공병대가 지뢰 제거와 노반공사를 맡고 궤도 부설과 전기시설 등 나머지 작업은 현대·삼성·대우 등 6개 건설사로 구성된 민간 컨소시엄이 담당한다. 소요 예산은 5백90억원 정도다.
또 철도 9㎞와 도로 4.2㎞를 건설하게 될 동해선의 경우도 군과 현대 아산재단 등 민간 건설업체가 역할을 나눠 진행하게 된다. 철도에 7백48억원, 도로에 6백74억원이 투입된다.
우리 측은 이번 공사에 패스트 트랙(Fast Track)공법을 사용한다. 이 공법은 설계를 모두 끝낸 뒤 시공하는 기존 공법과 달리 구간별로 설계와 시공을 번갈아하는 방식으로 공사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북한 측은 군부대가 대거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군부대를 동원하면 12㎞ 정도는 3개월이면 완공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해 왔다.
예정대로 공사가 진행돼 남북간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면 남북 교류 방식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철도의 경우 그동안 항공이나 해상운송에 의존해왔던 남북간 인적·물적 교류의 상당수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의선의 경우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개성공단 건설과 관련, 각종 물자와 인력을 실어나르는 데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동해선 철도는 단기적으로는 금강산 관광에 이용이 가능하고 장기적으로는 8, 9년 뒤 우리 측이 건설 중인 동해북부선과 중부선 공사가 완공되면 남북간 물자 수송로로도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동해 임시도로가 올 11월 완공되면 육로를 통한 금강산 관광도 시작된다.
그러나 이러한 교류를 위해서는 남북간에 열차 운행 절차에 대한 협약이 체결돼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열릴 남북간 철도 관련 협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교통개발연구원 안병민 박사는 "양측 간에 서로 다른 신호체계 등 운영방식과 기술차이 극복 방안도 중요한 과제"라며 "장기적으로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나 중국 횡단철도 등과의 연결에 대비한 경제·외교적 분석과 대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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