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 美 경제에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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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일관되게 비판해온 폴 크루그먼(49·사진) 프린스턴대 경제학교수가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퍼부었다.

그는 13일자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주식과 폭탄'이라는 칼럼에서 "이라크와의 전쟁은 미국 경제를 자극하기보다는 오히려 불황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쟁이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미 행정부 내 일부 관료의 주장에 대해 "아니다"고 강하게 부정한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이 미국이 대공황에서 탈출하도록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며 "유가라는 잠재적인 경제 하강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70년대 두차례 유가 파동과 걸프전 이후 극심한 불황이 뒤따랐던 일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유가 상승은 가뜩이나 취약한 미국경제 회복에 해를 끼치고, 더블 딥(경기가 미처 회복되기 전에 또다시 침체하는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썼다.

크루그먼은 "부시 행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이라크와 전쟁을 치르겠다면 말릴 수 없겠으나 전쟁이 미치는 경제적 악영향을 과소평가한다든가,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리석고도 위험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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