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재 '기억속의 꽃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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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김희재(53)씨는 국내보다 외국에서 먼저 솜씨를 인정받은 화가다. 2000년 미국 뉴욕에서 열렸던 아트 엑스포에 출품한 김씨 작품을 높이 평가한 마이애미의 라이얼스 화랑이 초대전을 마련하면서 역으로 그 작품세계가 한국 화단에 알려지게 됐다. 김씨는 시든 꽃이나 야생화, 들풀을 섬세하고 정감있게 묘사한 '기억 속의 꽃들'(사진·부분) 연작으로 이름이 났다. 23일까지 서울 삼성동 조선화랑에서 열리는 개인전 역시 애처롭게 피어난 꽃 한 송이가 세월의 회한을 상징하며 솟아난 '기억…' 연작들로 꾸며졌다. 낡은 벽이나 시간의 흔적처럼 보이는 암갈색 붓자국을 배경으로 야리야리한 꽃과 나비가 추억을 불러온다. 여백이 넉넉한 화면 중간을 훑어간 붓 위에서 피어난 엉겅퀴는 끈질긴 생명력을 암시하고 있다. 02-6000-5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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