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아시아-유럽프레스포럼대선주자초청간담회]鄭, 첫 대선 행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둔 정몽준 의원도 자신의 한반도 평화구상을 설명하는데 중점을 뒀다.

"대북 포용정책은 선택의 여지가 없으므로 지속돼야 하며,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과 식량 원조·대외 관계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만 그는 "지원의 폭에 대해선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가 대선주자로서 자신의 정책과 비전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50분간 통역없이 영어로 자신의 견해를 밝힌 鄭의원은 "나도 마틴 루터 킹 목사처럼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 꿈은 "깨끗한 정부를 구현하고 국민통합과 통일을 이루려는 것"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명성이나 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재의 정치시스템과 환경을 변화시킬 리더십을 국민이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자금을 어떻게 조성할 것이냐는 물음에 "기자가 조금만 기부해 준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크로 받아넘겼다.

鄭의원은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말에 '쫓겨나듯' 탈당한 것은 헌법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은 그가 속한 정당의 포로가 돼선 안되고 초당적인 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집권하면 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따를 것인가 수정할 것인가.

"햇볕정책이란 용어는 가치중립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긴 하지만 포용정책이라고 보면 지속돼야 한다. 최근 중앙일보는 예산의 1%를 북한에 지원하자는 제안도 했다."

-북한에 지원만 하고 돌려받는 것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성경에 좋은 일을 할 때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다. 인도적 지원이라면 대가를 바라서는 안된다고 본다. 군사적 긴장완화나 전쟁 실종자 송환문제 등은 지원과 병행해 별도로 깊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가가 정치하는 데 대해 좋게 보지 않는 시각도 있다.

"선거법을 준수해 깨끗한 선거를 치를 것이고 행동으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젊은이들에게도 국가의 운명을 위해 투표에 참여하라고 직접 호소하겠다."

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