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PB센터 이색 은행원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세금을 거둬 본 사람이 절세(節稅) 방법도 누구보다 잘 알지 않겠습니까."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져야 재테크도 잘 되는 법이죠."

조흥은행이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빌딩 20층에 문을 여는 프라이빗 뱅킹(PB)1호점을 찾으면 이색 경력의 남녀 은행원을 만나게 된다. 국세청에서 16년 간 세무 공무원으로 일했던 안만식(38)부부장과 세브란스 병원 간호사 출신의 김문선(30)대리가 그 주인공.<사진>

대략 10억원 이상의 예금을 보유한 부자 고객을 상대로 자산관리와 재테크 상담 등을 해주는 PB센터에서 이들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安부부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금 전문가로 상속·증여세 분야에 특히 밝다. 국립 세무대학을 나온 그는 지난 8월 말 60대 1을 넘는 경쟁을 뚫고 PB 전문요원으로 조흥은행에 입사했다.

그는 1998년부터 4년 간 국세청 조사국에서 음성탈루소득 조사 요원으로 맹활약해 돈 많은 사람들에겐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安부부장은 "어디까지나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고객들에게 상속·증여세 등의 절세 방법을 찾아드릴 생각"이라며 "무모한 탈세의 위험을 알려주는 것도 좋은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세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간호사 경력 3년인 金대리는 간호사 출신의 첫 은행원으로 기록될 듯하다. 그녀에게 맡겨진 업무는 부자 고객을 위한 건강관리(health care)와 라이프 스타일 조정(coordination).

金대리는 존스홉킨스의대 병원 등 미국의 첨단 의료기술을 자랑하는 4개 병원과 은행의 부자 고객을 연결지어 주는 일 등을 하게 된다.

미혼인 그녀는 "고객들이 물질적 부를 추구하면서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넉넉해져 어려운 사람들과 나눔의 여유도 갖도록 해드리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글=장세정·사진=김성룡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