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성심학교 야구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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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청각장애인 학생으로 구성된 야구단이 탄생한다. 충북 충주시 교현동 충주 성심학교(교장 김신자·57)는 9일 충주 여성회관에서 청각장애 학생 23명으로 구성된 야구부 창단식을 한다.

장애인들로 구성된 야구단 창단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충주는 초·중·고교를 통틀어 야구부가 한 곳도 없는, 아마추어 야구의 불모지나 다름 없다. 때문에 주위의 관심과 기대가 매우 크다.

선수는 본인의 희망과 소질을 고려해 고등부에서 1년생 3명, 중등부에서 3년생 16명, 2년생 2명을 선발했다. 학교측은 이들을 2년 간 집중적으로 훈련시킨 뒤 어엿한 고교야구단으로서 전국대회를 노크할 계획이다.

학교 관계자는 "야구는 훈련과 경기에서 말의 중요성이 큰 축구 등과는 다르다. 손짓 등의 사인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어 청각장애인들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야구단을 창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과 일본에서는 청각장애 야구선수가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지난 4월 학교운영위원회는 야구단을 육성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은 선수를 선발해 5월 초부터 칠금동 탄금야구장에서 매주 네차례씩 기본기를 익히게 했다.

장비 일부는 지역독지가가 마련해 줬다. 한화이글스는 이 야구단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중학교 때 선수 생활을 했던 조일연(49)교감이 지금까지 기술을 지도했으나 앞으로는 전문 코치를 초빙할 계획이다.

충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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