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 초청 회화 교육 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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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오는 2007년까지 영어 등을 모국어로 사용하는 원어민(原語民)교사 5천명을 초청해 초·중·고교에 배치하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교육부는 4일 "원어민 교사 초청사업의 5년간 예산 3천억여원 가운데 내년도분 1백69억원을 기획예산처에 신청하고 협의해 왔으나 내년도 예산안 국회 제출 마감일인 지난달 31일 기획예산처가 이를 승인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1차로 내년에 1천명의 원어민 교사를 초청하려던 사업을 중단했다.

기획예산처는 원어민 교사 초청사업을 국가예산으로 지원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큰 만큼 개별 지방자치단체 예산에서 사업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내년 이후에도 예산 확보 가능성이 작아 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교육부의 당초 계획은 내년부터 매년 1천명씩 원어민 교사를 증원, 2007년까지 모두 5천명을 채용해 전국 초·중·고교 두곳당 한명 꼴로 배치하는 것이다. 5천명 가운데는 영어 원어민 교사가 4천1백50명, 일본어 7백명, 중국어 1백50명이다.

이 사업은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 국가의 실현'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회화 중심의 교육을 통해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었지만 결국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시·도 단위로 채용한 원어민 교사는 전국에 1백3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내년에도 시·도 자체 예산으로 원어민 교사를 채용할 경우 이 정도 인원을 채용하는 데 그쳐 외국어 교육의 획기적 개선은 상당 기간 유보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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