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존(賦存)이 부존(不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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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대우인터내셔널이 어려운 공시 용어를 쓰는 바람에 주가를 띄울 수 있는 호재를 허공에 날려버렸다.

이 회사는 6일 오전 "미얀마 북서부 해상의 유전 A-1광구에 가스 부존이 확인됐다"고 공시했다. 미얀마 A-1광구는 대우인터내셔널이 주도해 탐사 시추를 벌여 경제성 있는 규모의 가스가 매장돼 있는 곳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문제는 공시에 담긴 '가스 부존(賦存)확인'이란 용어였다. 일부 언론 등에 의해 '부존'이란 말이 엉뚱하게도 "가스가 없다"는 '부존(不存)'의미로 시장에 잘못 전달된 것이다.

이 바람에 이 회사 주가는 오전 한때 주가가 13%나 빠졌다. 다행히 오후들어 낙폭을 좁히긴 했지만 전날보다 9.15%포인트(1050원)나 떨어진 주당 1만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결국 가스전 발굴이라는 모처럼의 '호재'를 끝내 살리지는 못한 셈이 됐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공시 용어가 너무 어려운데다 일방적으로 회사들 편의로 돼 있는 탓에 생긴 해프닝"이라며 "기업들이 보다 알기 쉽게 공시해야할 필요성을 절감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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