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주말' 금요일 金캐자 마케팅 전선 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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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금요일 오후, 여대생이 학교를 나서려는 남학생을 눈물을 흘리며 붙잡는다. 그러나 남학생은 '놔라, 오늘은 금요일이다. 하늘이 두쪽 나도 가야 한다"며 학교를 나선 뒤 무료 영화를 즐긴다."

KTF가 'Na'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에게 금요일에 한해 무료 영화관람권을 증정하는 등 각종 무료·할인혜택을 확대하면서 제작한 TV광고(사진)의 줄거리다. KTF 관계자는 "금요일을 주말처럼 즐기는 고객들이 많아져 금요일에 실시하는 무료 또는 할인서비스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요일 마케팅'에 불이 붙었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여가를 즐기기 시작하는 시점이 토요일 오후에서 금요일 오후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할인점·유통업체·외식업체 등도 토요일에서 금요일로 판촉전략의 무게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스 사당점은 금요일 영업 마감시간을 오후 11시에서 자정으로 1시간 늦췄다. 또 금요일 오후 9~12시에는 맥주 한잔 값에 두잔을 준다.

사이버리아에서 운영하는 맥주전문점 비어클럽은 금요일 매출이 토요일보다 30% 이상 많이 나오는 점을 감안, 금요일 오후 8~11시에는 매상의 20%를 할인해주고 있다. 영화 개봉일자도 앞당겨졌다. 예전에는 토요일 개봉이 '정석'이었으나 지난해부터 금요일 개봉으로 바뀌었고, 최근에는 목요일 개봉으로 다시 바뀌고 있다.

최근 개봉한 '아이스 에이지'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굵직한 영화는 모두 목요일에 개봉됐다. CJ엔터테인먼트 신승근 부장은 "목요일에 영화를 개봉하면 입소문을 통해 금요일 관객이 더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 영화 개봉은 금요일에서 목요일로 고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백화점·할인점의 마케팅도 금요일에 집중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점포별로 토·일요일에 진행했던 어린이 패션쇼 등 이벤트를 금요일 오후로 조정했다. 이마트는 인기 품목의 시간대별 할인행사 회수를 평일에 비해 금요일은 배 이상 늘렸다.

LG수퍼마켓은 나들이용 즉석식품에 한해 금요일 20% 할인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김밥 재료전''아빠가 만드는 음식상' 등의 행사도 금요일에 한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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