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盧측 "鄭의원 합의 부인해 망신" 反盧측 "신당 물꼬 터… 盧 결단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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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1일 민주당은 박상천(朴相千)최고위원과 무소속 정몽준 의원 회동의 후유증으로 시끄러웠다. 회동 결과에 대한 친노(親盧)측과 반노(反盧) 진영의 시각이 달랐기 때문이다.

친노 측은 두 사람의 회동을 실패로 규정했다. 신당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합의했다는 朴위원의 발표를 鄭의원이 "합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해 민주당이 망신당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아침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鄭의원이 "(朴위원처럼)합의했다고 할까봐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이 조심스럽다""바람직한 대선후보를 묻는 한나라당 여론조사에서도 내가 2위였는데 한나라당에서 왜 (영입)연락이 안오는지 궁금하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자 분위기가 더 험악해졌다.

오전의 당무회의에서 노무현 후보와 가까운 의원들은 "무슨 자격으로 합의하고, 발표했나"(趙誠俊의원), "우리당 의원 1백13명이 단체로 망신당한 것"(金景梓의원)이라며 朴위원을 성토했다.

친노 측은 "정몽준 의원이 참여하는 신당은 물건너갔다"(李海瓚의원)고 주장했다. 盧후보의 핵심 측근은 "鄭의원을 영입하려는 반노 측의 움직임은 평정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반노 측은 다르게 해석했다. 두 사람의 회동으로 鄭의원이 신당에 참여하는 물꼬가 트였다는 것이다. 송석찬(宋錫贊)의원은 "鄭의원의 참여 여부에 신당의 성패가 달려 있는 만큼 무조건 鄭의원이 주장하는 대로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盧후보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鄭의원을 신당에 참여시키기 위해서라면 국민경선 실시 등 盧후보가 내건 조건들을 빨리 철회해야 한다는 요구다.

체면이 손상된 박상천 최고위원은 "어쨌든 鄭의원과 민주당이 함께 참여하는 신당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본다"면서 "회동 결과로 인한 혼선을 국민에게 해명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찾겠다"고 말했다.

이런 논란 속에 민주당은 신당 논의의 사령탑인 신당추진위원장에 김영배(金令培)고문을, 부위원장에 김원길(金元吉)의원을 선임했다. 반노로 분류되는 金고문과 친노에 가까운 金의원을 묶는 절충형 인사라는 평이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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