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 대재앙] 재해 지역서 유괴·성범죄 들끓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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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동남아 재해 현장에 유괴.성폭행 등 각종 범죄가 들끓고 있다고 독일 일간지 빌트가 4일 보도했다.

스웨덴 소년 크리스티안 워커(12)는 부모와 함께 휴가차 태국을 찾았다가 해일 재난을 맞았지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아비규환의 재난 현장에서 가족과 떨어진 소년은 보호자를 찾지 못한 채 부상치료를 위해 카오락에 위치한 병원으로 실려갔다. 정신적 충격으로 사리분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 소년을 신원미상의 한 남자가 데려갔다. 부모가 수소문 끝에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크리스티안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웨덴 경찰은 소년을 납치한 남자가 금품을 노린 유괴범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태국 현지에 7명의 수사대를 파견했다.

태국의 또 다른 재해지역에서는 경찰 복장으로 위장한 강도들이 호텔 금고를 터는가 하면 행방불명된 관광객들의 짐을 약탈하는 등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고 빌트지는 전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이재민들이 거처하는 임시수용소에서 소녀와 유부녀들이 잇따라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비정부기구(NGO)인 여성과 미디어 집합이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고발했다.

한편 노르웨이 수사당국은 범죄자들이 재난지역에서 자국 실종자 명단을 입수한 뒤 이들의 친인척을 가장해 보험을 타내려는 사기행각이 벌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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