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비대위원장 '임채정 카드'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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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사퇴함에 따라 4일 회의 일정이 없어 중앙당 의장실이 텅 비어 있다(사진위쪽). 유재건(中), 안영근 의원(왼쪽에서 둘째) 등 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이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지도부 인선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조용철 기자

지도부 공백 사태에 직면한 열린우리당이 5일 의원총회.중앙위원회 연석회의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향후 당 운영 방안을 결정한다. 물밑으로 강경파 대 온건파의 기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비대위 구성이 어떻게 될지가 최대 관심이다.

◆ 임채정 급부상=4월 전당대회까지 당 운영을 책임질 비대위원장으로 '임채정 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당내에서 두루 지지를 받는 분위기다. 지난 3일 밤 문희상.유인태.원혜영.정세균.김한길 의원 등 재야파.구 당권파 중진들이 만나 임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임 의원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가까운 재야파다. 재야파 모임인 국민정치연구회도 장영달.문학진 의원 등 13명이 참여한 4일 조찬 모임에서 임 의원이 비대위원장에 적임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장영달 의원은 "당을 넉달이나 운영해야 하는 만큼 임 의원이 적임자"라며 "아마 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근.정장선 등 당내 중도.보수파인 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 소속 의원 10명도 이날 오후 모임을 갖고 "안개모의 노선이나 정책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임 의원이 비대위원장으로 적절하다"고 정리했다.

하지만 일부 강경파들이 반대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말 한나라당과의 국가보안법 협상 과정에서 임 의원이 '대체입법'을 통한 타협을 강조한 때문이다. 일부에선 "굳이 비대위로 갈 이유가 뭔가. 이부영 체제를 재신임하면 된다"(이종걸 의원)는 주장도 펴고 있다.

◆ 원내대표 임기 논란=천정배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원내대표의 임기 문제가 논란이다. 천 의원이 불과 임기 4개월을 남기고 사퇴했기 때문이다. 현행 당헌.당규에 따르면 새 원내대표는 남은 임기를 채워야 한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임기를 1년은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이강래 의원은 "당연히 원내대표에게 1년 임기는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학진 의원도 "4개월 임기라면 누가 원내대표에 나서겠느냐"고 했다.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는 데다 경선의 흥행성도 감안해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원칙론을 주장하는 견해도 만만찮다. 장영달 의원은 "잔여 임기가 끝나고 다시 경선을 하는 게 좋다"고 했다. 정봉주 의원도 "지금은 과도기인 만큼 4개월 임기만 담당할 원내대표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실무 관계자는 "임기를 1년으로 하는 것은 당헌상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5일 연석회의에선 이 문제를 놓고 격론이 벌어질 전망이다.

신용호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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