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LB 31일 파업강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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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억만장자와 백만장자의 싸움.

미국 메이저리그가 파업에 직면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는 31일(한국시간)을 파업시한으로 못박았다. 노조는 17일 구단주측과의 협상이 결렬된 뒤 집행위원회 투표에서 57-0의 찬성으로 파업강행을 결정했다.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1972년 첫 파업 이후 아홉번째 메이저리그 중단사태(세차례 직장폐쇄 포함)가 된다.

양측은 사치세(luxuary tax) 적용기준과 세율에 대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구단주들은 '팀 연봉총액(40인 로스터 기준)이 1억2백만달러를 넘을 경우 초과분의 50%를 사치세로 부과해 폭발적인 연봉상승을 막자'는 입장이다. 반면 선수들은 "연봉총액 1억3천만달러가 넘는 부분에 대해 30%의 세율을 적용하자"고 주장한다. 만약 파업이 시작돼도 오래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밥그릇 싸움'으로 바라보는 팬들의 여론이 곱지 않고 9·11 뉴욕테러 1주기를 앞둔 미국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레인저스 전 구단주이기도 했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야구가 중단되면 구단주와 선수들은 나를 포함한 많은 야구팬의 분노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호·김병현 등 한국 선수들도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클로즈드 숍(closed shop:노조원만이 사용주와 계약할 수 있다는 조항)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파업이 시작되면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파업 기간만큼 연봉이 깎인다. 최희섭(시카고 컵스) 등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비노조원이라 돈문제는 없으나 빅리그 입성이 늦춰지게 된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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