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 일에 도움 안돼" 5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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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우리나라에서 학교를 졸업한 뒤 취업한 청년들 중 절반 이상이 학교에서 배운 전공과 기술이 업무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졸업 후 처음 취업하기까지 평균 11개월 걸리며, 이들 3명 중 1명은 임시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첫 직장에서 평균 2년을 못채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우리나라 청년실업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6월 중 고용활동을 조사하면서 15~29세 연령층을 대상으로 부가조사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 도움 안돼=학교를 졸업(중퇴 포함)한 청년층 가운데 92.6%가 한번 이상 취업한 경험이 있다.

첫 일자리를 갖기까지 평균 11개월이 걸렸으며 남자(15개월)가 여자(8개월)보다 더 오래 걸렸다.

이처럼 어렵게 취업하지만 이들은 첫직장에서 평균 23개월 정도밖에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 사유는 보수·근로시간이 43.2%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사·육아·학업·건강 등 개인적 이유가 뒤를 이었다.

이들 중 54.8%는 학교에서 배운 전공지식과 기술이 일에 도움이 안된다고 응답했다. 대졸 이상도 34.3%가 이같이 대답, 실용적인 교육을 강화할 필요성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교육이 미흡함에 따라 졸업한 청년들 중 26% 정도는 컴퓨터·서비스·기계장비 등의 직업교육을 따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임시직과 연고취업 비중 높아=청년층은 산업별로는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34.8%)과 도소매·음식·숙박업(28.1%)에 많이 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업의 종류별로는 사무직(26.5%)과 전문·기술·행정관리직(26.4%)의 비중이 전체 인구의 평균치인 11.9%, 18.6%에 비해 월등히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청년층의 사무관리직 비중이 높은 이유에 대해 "청년층의 학력수준이 전체보다 높은 이유도 있지만 현장에서 몸을 쓰는 일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청년층은 전체 인구와 비교해 상용근로자(45.9%)뿐 아니라 임시직(37%)도 비중이 컸다. 어렵게 취업을 하지만 이중 상당수는 고용상태가 불안하다는 얘기다.

또 청년층은 지인(知人)의 소개·추천 등으로 인한 연고취업의 비중이 49.3%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시험을 거쳐 취업하는 비중은 14.7%밖에 안됐으며 22.8%는 직접 문의나 면담을 통해 직업을 구했다.

청년 실업자 가운데 43.4%는 최근 취업제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하지 않은 이유는 근로조건 불만족(33.3%)이 가장 많았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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