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적자 日이스즈車 GM 자회사로 편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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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도쿄=남윤호 특파원]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가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의 이스즈자동차에 1천1백억엔을 지원해주는 대신 실질적인 자회사로 편입해 직접 경영에 나선다.

1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GM은 이스즈에 대한 기존 출자지분(48.4%·약 5백억엔)을 전액 감자하는 동시에 12%(1백억엔)를 신규 출자키로 했다. 또 주요 채권은행인 미즈호·UFJ은행 등도 대출금 가운데 1천억엔을 주식으로 전환해주기로 합의했다.

감자·신규출자·출자전환을 동시에 실시해 현재 2천1백억엔에 달하는 누적적자를 2년 안에 모두 털어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GM의 지분은 종전보다 낮아지지만 여전히 최대주주의 지위를 유지하게 되고, 곧 대표이사 부사장을 파견해 이스즈의 경영을 장악할 계획이다. GM이 이스즈에 대표권을 갖는 임원을 파견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와 함께 GM은 ▶미국·유럽연합(EU)에 있는 이스즈의 디젤엔진 생산법인의 지분을 60% 이상 확보하고 ▶이스즈와 합작으로 새 엔진개발 회사를 설립하는 데도 5백억엔을 투입키로 했다.

이를 통해 GM은 장래성이 있는 이스즈의 디젤엔진사업을 손에 넣게 됐으며 트럭사업은 계획대로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매각하거나 철수할 것이라고 일본언론들은 전했다.

일본 자동차업계에선 닛산·마쓰다·미쓰비시 자동차 등 경영이 부진해진 업체들이 르노·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외국기업의 출자를 받아 회생하거나 회생 중인 사례가 많아 이번 GM의 출자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스즈는 디젤엔진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일본 내의 불황으로 트럭사업이 부진해지는 바람에 지난 4년간 연속 적자를 냈으며 금융권에도 7천억엔의 부채를 안고 있다. 이스즈는 연내 3천7백명의 직원을 희망퇴직 형식으로 감원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 오는 2005년부터 흑자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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