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적기록표 7곳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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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장남 정연씨의 병적기록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병적기록표에 적힌 ▶이름▶주민등록번호▶사진▶병무청 철인(鐵印)▶제2국민역 편입날짜▶신장·체중 판정 필적▶동사무소·구청직원 필적 등에서 검증해야 할 대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병적기록표 작성에 관여한 동사무소와 구청 직원·병무청 관계자들을 광범위하게 불러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정연씨 병적기록표의 성명란에는 처음에 '정윤'으로 기입했다가 지운 뒤 '정연'으로 정정한 흔적이 남아 있다. 정연씨 동생 수연씨와 여동생 이름도 '수윤' 등으로 잘못 기입된 채 그대로 남아 있다.

주민등록번호란에 적혀 있는 1016610도 정연씨의 실제 주민번호 1010610과 다르다.

정연씨 병적기록표가 최초 작성된 1980년대 초에 병무청이 고위 공직자와 기업인 2세들의 병적카드를 특별관리했기 때문에 이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대목이다.

검찰은 그러나 "정연씨가 특별관리 대상에서 제외되기 위해 주민번호를 의도적으로 잘못 기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정연씨 병적기록표에는 사진과 사진 위에 찍는 병무청 철인도 없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종로구청 직원 朴모씨로부터 "정연씨의 성명·주민번호 등 신상명세를 기록하고 확인 차원에서 찍은 도장은 내 것이지만 글씨는 내 필체가 아니다"는 진술을 확보해 병적기록표의 최초 작성경위를 분석 중이다.

병무청의 최종 병역면제 처분날짜가 춘천병원에서 5급(면제)판정을 내린 날짜보다 하루 앞선 91년 2월 11일로 돼 있는 것도 논란거리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102보충대의 면제자 중 그런 사례가 많다"며 일축하고 있고, 검찰은 "행정 착오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지만 정확한 경위는 계속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병적기록표에 찍힌 '1991.2.11'이란 고무인은 정연씨의 입소날짜일 뿐이고,'제2국민역'이라는 고무인에 대해선 찍은 날짜가 표시돼 있지 않은 것이란 주장도 새롭게 제기됐다.

병무청의 한 관계자는 14일 "'1991.2.11'과 '제2국민역'은 각각 다른 칸에 찍혀 있으며, 전혀 별개의 사안으로 '제2국민역' 앞에 고무인을 찍은 날짜가 없는 것이 오히려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91년 2월 정연씨를 102보충대(11일)와 춘천병원(12일)에서 신체검사를 한 뒤 결과를 기록한 당시 진료부장 백일서씨의 필적이 눈에 띄게 다른 것도 의문을 사는 대목이다.

검찰은 "白씨가 두 곳에서 신검을 한 것은 이상이 없으며 다만 필적이 각각 다른 부분은 더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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