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4일께 이산상봉 이달 26일 쌀지원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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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남북한은 추석(9월 21일) 직전인 14일께부터 엿새간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치른다는 데 합의했다.또 이에 앞서 다음달 5일부터 사흘간 4차 적십자 회담을 열어 면회소 개설을 비롯한 이산가족 문제의 제도적 해결 방안을 논의키로 의견을 같이했다.

<관계기사 3면>

양측은 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7차 남북 장관급 회담 이틀째 전체회의를 열어 이같이 합의하고, 실무접촉을 통해 공동보도문 작성을 위한 밤샘 절충 작업을 했다.

남북한은 또 장관급 회담 이후의 남북관계 일정과 관련, 우선 오는 26일부터 사흘간 2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열어 북한에 대한 쌀 지원과 개성공단 건설, 임진강 수해 방지 대책 등 경제협력 문제를 논의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협추진위 논의를 거쳐 다음달 중 30만t 규모의 정부 보유 쌀을 차관 형식으로 북한에 지원할 전망이다. 육로 관광 등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논의할 당국 회담은 9월 12일께로 잡혔다.

양측은 그러나 군사 실무접촉과 관련,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진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은 16일부터 군사 실무회담을 열어 연내 경의선(京義線)철도 연결 완공을 위한 방안을 협의하자고 제안했으나, 북측은 철도 연결 문제를 경협추진위에서 다루자고 맞선 것으로 회담 관계자는 전했다.

또 남북 간 군사 신뢰 구축 문제 등을 논의할 군사 당국자 간 회담과 관련,남측의 조속한 개최 입장에 대해 북측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군사 당국에 '건의'한다는 정도로 하자는 입장을 보여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양측은 오는 10월 중 북한 경제시찰단을 서울에 파견키로 합의했으며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9월 7일 서울 남북 친선 축구경기 등을 위한 당국 간 지원 방안 등도 긴밀히 협의했다.

양측은 14일 오전 10시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어 6~7개 항목의 합의 사항을 담은 공동보도문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난항을 겪을 경우 일정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김영성 단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들은 청와대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방문하길 희망하고 있으나, 金대통령의 건강 문제로 유동적이다. 29명의 북측 대표단·취재진은 8·15 남북 공동행사를 위해 서울에 오는 북측 인사들이 타고올 고려항공 전세기편으로 귀환한다는 계획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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