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 부부 문제 꼭 내 얘기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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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부부간의 다양한 갈등 양상을 보여주며 해결책을 모색하는 단막극 KBS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사진)'의 시청률이 지난주 29.1%(닐슨 미디어 리서치 조사)로 1위를 차지했다. 주간 시청률 집계에서 단막극이 정상에 오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간 시청률 1·2위를 차지했던 드라마 '여인천하' '유리구두'가 끝나 시청률이 분산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지만 '부부 클리닉…'은 이와 상관 없는 금요일에 방송된다는 점에서 직접 관련됐다고 보긴 어렵다.

장성환 책임 PD는 "3년째 다양하고 현실감 있는 소재로 이야기를 끌어가다보니 고정 시청자가 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 1999년 10월 첫 방송된 '부부클리닉…'은 고부갈등·자녀교육·부부관계 등 부부 사이에 있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반면교사(反面敎師)의 기회를 제공했다.

자녀 조기유학 때문에 망가지는 가정, 짠돌이 가장 때문에 고생하는 가족들, 변태 성행위로 직장에서 해고된 남편, 인터넷 채팅에 빠진 아내 등 소재도 무궁무진했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꾸며졌다.

인터넷 홈페이지와 편지를 통해 각종 사연이 올라오고 자문변호인단이 수시로 생생한 사례를 얘기해줘 소재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부부문제가 의외로 심각하고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갈등이 생겨나기 때문에 제작진은 실제 사연의 80% 정도만 드라마에 반영한다.

장PD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내 얘기를 방송에 내보내느냐'며 항의를 하는 분도 많다"고 설명했다.

'부부클리닉…'의 성공으로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요즘 호황을 누리고 있다. 토요일밤 심야시간대에 방송되면서도 시청률 10%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SBS '터닝포인트 사랑과 이별'은 '부부클리닉…'과 달리 실제 인물들을 출연시켜 리얼리티가 더 살아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KBS '테마토크 부부본색', SBS '리얼 시트콤 청춘'도 부부들의 '사랑'과 '전쟁'을 실감나게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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