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 대표 인터뷰] “MB-박근혜 1년간 못 만난 것 자체가 비정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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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하면 모두 입장이 난처해지니까 (내가) 비공개로 전광석화처럼 (주선)했다. 두 분(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이 진정성을 가지고 자주 만나 대화하면 신뢰가 쌓이리라고 본다.”

17일 이 대통령과 조찬회동에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을 건의한 안상수 대표는 18일 본지 이상일 정치데스크와 인터뷰에서 회동을 건의하게 된 배경을 자세히 밝혔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두 지도자가 만나지 못하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었다”며 “이젠 두 분이 허물없이 국정 전반에 대해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 실시된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그는 경선 기간 동안 “대표가 되면 친이·친박계를 화합시킬 것”이라고 수차례 다짐했었다. 안 대표는 “나는 쓴소리를 잘하는 사람”이라며 “앞으로 정무적인 문제에 대해선 당이 주도할 것이며, 당이 청와대와 정부에 대해 견제와 균형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대표실에서 연 인터뷰에서 “임기 후반에는 대통령으로선 정리하는 단계고, 한나라당은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하므로 당이 정부와 청와대에 쓴소리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은 7·28 재·보선 전에 이뤄질 수 있나.

“재·보선과 관계없이 두 분은 자주 만나야 한다. 이번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말았으면 한다. (만남의) 횟수가 쌓여야 신뢰도 쌓이는 것 아니냐.”

-두 분의 만남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만나고 나서 자꾸 딴 얘기가 나왔기 때문에 그랬는데 이번엔 사전에 무슨 얘기를 할 건지 조율해야 한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서로 무엇을 해야 한다고 보나.

“서로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

-16일 안 대표를 만난 박 전 대표가 ‘총리직은 맡지 않겠다’고 했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 전 대표가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얘기만 했기 때문에 모른다.”

-친이·친박계를 화합시킬 묘책이 있나.

“공정하게 공천하고, 인사 탕평책을 쓰면 서로 적대시할 이유가 없을 거다.”

-선출직 최고위원단의 친이·친박계 불균형을 보완할 방법은.

“지명직 최고위원 두 명 중 한 명은 친이, 한 명은 친박계로 하려고 한다. 지역도 안배할 거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안상수 체제가 정당하느냐’고 문제 제기를 한다.

“선거 패배의 충격이 가시지 않아서 인듯한데 2~3일 내로 만나 흉금을 털어놓고 얘기하면 풀릴 거다.”

-안 대표가 강성 친이계란 지적이 있다.

“나는 합리적인 사람이다. 가장 보수적으로 보이는 사람이 개혁을 오히려 잘한다. 엄청난 변화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추진될 거다.”

-당·청 관계가 계속 수직적으로 될 거란 지적도 있다.

“원내대표 때 이 대통령과 독대한 건 단 두 번이다. 청와대의 주문을 받지 않기 위해 독대를 피했다. 대통령은 이제 정리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한나라당은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하는 만큼 당이 주도해야 한다. 집권당 대표가 왜 할 말을 못 하겠느냐.”

-이명박 정부 전반기에 대한 평가는.

“이 대통령이 일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부족했던 점은 국민과, 젊은이들과 소통이다. 그걸 보완해야 한다. 이 대통령과 회동에서 ‘서민경제 살리고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했더니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하더라.”

-7·28 재·보선이 목전인데 전망은.

“지방선거 때 매서운 회초리를 맞았다. 이젠 국민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면 좋겠다. 한두 석이라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출마한 서울 은평을에선 이긴다고 보나.

“아직 선거 초반이라 뭐라 말하기 어렵다.”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해 왔는데 박 전 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얘기한다.

“다수가 그쪽을 원하면 그쪽으로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 내 소신만으로 정치를 할 수 없지 않나. 다만 개헌은 당내 조율도 안 돼 있고, 야당도 적극적이지 않다. 분위기가 성숙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개각을 앞두고 정치인 총리를 제안했다.

“대통령은 고려하겠다고 했으나 100%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었다.”

-정운찬 총리 거취에 대해선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나.

“정 총리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세종시 문제도 있고, 또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교체가 필요하다고 (이 대통령에게) 강력히 요구했다. 야당의 정 총리 사퇴 공세도 커질 거다.”

-여권 인사의 권력 사유화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친인척 비리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고, 지금까지 비리가 안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긍지를 느낀다’고 말하더라. 대통령이 권력 사유화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나도 용납하지 않을 거다.”

-안 대표의 병역 기피 의혹과 관련해 야당에서 선거 쟁점으로 삼으려고 한다.

“더 써먹을 게 없을 텐데…. 박정희 정부 때 검사 발령을 받았다. 하자가 있었으면 그때 임용이 안 된다. 군 복무를 마치지 못한 점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국민에게 더 봉사함으로써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안 대표 체제가 임기(2012년 7월)를 마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 즉 다음 총선(2012년 4월) 때 공천을 하지 못할 거란 얘기가 벌써 나온다.

“나는 2012년 총선을 승리로 장식하고 물러나는, 멋지고 아름다운 대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고정애·허진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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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4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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