競艇 '눈으로 즐기는 피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수도권 시민들에게 여름철 나들이 명소로 사랑받던 경기도 미사리 조정경기장에 6월부터 새로운 볼거리가 생겼다.

시속 70㎞대의 모터보트들이 하얀 물거품을 만들며 푸른 수면을 가로지르는 박진감 넘치는 풍경이 그것이다.

국민체육공단 경정(競艇)운영본부는 지난 6월 18일 미사리 조정경기장 내에 경정장을 열고 한국 경정시대의 막을 올렸다. 올해의 경우 12월 11일까지 매주 화·수요일에 경기가 열린다.

경정은 관객들이 우승 선수를 맞히면 배당금을 받게 되는 참여형 경기다. 이에 따라 경정이 경마·경륜의 뒤를 이어 '제3의 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미사리 경정장=미사리 조정경기장의 시설을 활용한 경정장으로 경기장 내에 2천8백명이 실내외 좌석에 앉아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지상 3층 규모의 관람운영동이 만들어졌다.

경정 경주는 매주 화·수요일에만 펼쳐진다. 낮 12시30분 시작되며 30분 간격으로 하루 여덟차례 경기가 열린다.

◇경정은 어떤 경기=경정은 6명의 선수가 출전해 모터 보트를 타고 스피드를 겨루는 경주다. 6백m의 경주 코스를 세바퀴 돌아 순위를 결정한다. 코너링 때 치열한 선두 다툼이 벌어져 일명 '수상 격투기'로도 불린다.

경정의 승부 요소는 인삼기칠(人三機七). 선수의 기량이 30%, 모터와 보트의 성능이 70%의 비중으로 승부를 좌우한다. 선수들이 사용할 모터와 보트는 경기 하루 전날 추첨에 의해 결정된다.

관람객은 레이스당 1백~5만원을 배팅할 수 있다. 배팅 방식은 단승·연승·복승·쌍승 등 4가지.

단승은 1위 선수, 연승은 1·2위 선수 중 한명을 맞히는 것이다. 복승은 순위에 관계 없이 1·2위 선수 2명을 맞추는 것이다. 쌍승은 순위별로 1·2위 선수 2명을 적중시키는 것이다. 경정장에 들어가려면 배팅 여부에 관계없이 1인당 2백원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어떻게 이용하나=경정장이 문을 연 뒤 매주 화·수요일에 미사리 일대 교통이 혼잡해지고 있다. 또한 조정경기장 내에 승용차를 가지고 갈 경우 하루 3천원의 주차료를 내야 한다.

따라서 경정장과 그 일대의 카페촌만을 둘러보고 올 사람들은 무료 셔틀 버스를 이용하는 게 편하다.

현재 경주일마다 서울과 경정장 사이에 하루 33회 정도 무료 셔틀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2번 출구) 또는 서울지하철 8호선 암사역(4번 출구)에서 버스를 탈 수 있다. 경정장에서 이들 역까지도 버스를 운행한다.

경정운영본부(031-790-8000)홈페이지(www.motorboat-race.or.kr)에 자세한 셔틀버스 운행시간이 소개돼 있다.

경정장은 아직 매점 등 편의 시설이 부족한 편. 그 때문에 도시락과 음료를 준비해 가는 게 좋다.

인파가 붐벼 부득이 야외에서 경기를 관람해야 할 경우에 대비해 양산이나 챙이 큰 모자를 가져가는 것도 필요하다.

경정장은 조정경기장 내 일부 지역에 울타리를 둘러 만든 것이다. 따라서 조정경기장 내에 있던 기존의 각종 체육 시설은 이전과 똑같이 이용할 수 있다.

미사리=성시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