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거친 바람과의 싸움, 승자는 바람만이 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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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호 18면

타이거 우즈(미국)가 17일 새벽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벌어진 디 오픈 챔피언십 2라운드 9번 홀에서 거센 바람을 뚫고 드라이브샷을 하고 있다. 올드 코스의 러프가 북해의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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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오픈은 다른 메이저대회처럼 코스를 억지로 늘리거나 꼬아 놓지 않는다. 날씨에 성적을 맡긴다. 그러나 디 오픈이 열리는 링크스는 궂은 날이 많아 좋은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 차세대 최고 스타로 꼽히는 스물한 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바람이 잠잠하던 1라운드 메이저대회 최저타 타이 기록인 63타를 쳤다. 그린에서 공이 서지 않아 경기가 중단될 정도로 바람이 많이 분 2라운드에서는 80타를 쳤다.

몇몇 선수들은 악천후에 불평을 하지만 대선수들은 링크스의 궂은 날씨를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거친 날씨에 감사한다. 스코틀랜드의 그 비와 바람이 골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북해에서 부는 강한 바람은 미세한 모래를 그레이트 브리튼섬 해안에 쌓아놨다. 그 땅은 염분이 많아 곡물이 자라지 못해 마을의 놀이터로 쓰였다. 배수가 잘돼 비가 많이 와도 질척거리지 않는 이 땅에서 축구와 골프가 시작됐다. 거위털로 만든 19세기의 골프공은 링크스가 아니었다면 금방 찢어졌을 것이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는 ‘올드 레이디’라고 불린다. 톰 웟슨은 “어제 그녀(올드 코스)는 발가벗었지만 오늘은 복싱 글러브를 끼고 우리를 두들겼다”고 농담을 했다. 그는 2라운드 75타를 치면서 컷 탈락을 했지만 인자한 미소로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였다.

루이 웨스트호이젠(남아공)이 12언더파 단독 선두로 3라운드를 시작했다. 우즈는 4언더파 공동 14위에서 추격한다. 브리티시 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자인 정연진은 6언더파 공동 3위, 양용은은 3언더파 공동 21위로 출발했다. 김경태도 이븐파로 컷을 통과했으나 맏형 최경주는 6오버파로 통과하지 못했다. 4라운드 경기는 18일 오후 7시(한국시간)부터 J골프 채널에서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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