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기부 천사’ … 85세 할머니, KAIST에 100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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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85세 할머니가 KAIST에 현금 100억원을 기부했다. 그는 이름과 사진을 언론에 절대 알리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지난 14일 서남표 총장 취임식에 참석해 기부금을 내놨다. KAIST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기부자의 성은 오씨, ‘이원(頤園)’이라는 호를 쓴다. KAIST는 성에 호를 붙여 ‘오이원’이라는 이름으로 기부 사례를 16일 언론에 공개했다.

평소 장학사업에 관심이 컸던 오씨는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인재를 양성해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길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왔다”고 KAIST 측에 밝혔다.

그는 또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가겠다’는 내 뜻을 실천하기 위해 KAIST에 기부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아들과 손자가 매우 기뻐했다”고 KAIST 축이 전했다. 오씨는 1970년대부터 주식 등 금융상품 투자로 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KAIST는 기부자의 뜻을 기려 ‘오이원 여사 장학 및 석좌기금’을 만들어 박사 연구원 장학금과 젊은 석좌교수 지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서 총장 부임 이후 100억원 이상의 기부자는 오씨를 포함해 다섯 명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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