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을 먹고 자라는 섬소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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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섬 마을의 어린 소년이 세상에 눈떠 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 소년은 자기를 이해해주는 진정한 아버지가 있었으면 한다. 그런 열망을 자신의 그림자와 대화하며 소년은 섬마을에서 생의 의미를 찾아간다. 그러나 해선이 배워가는 것이 아버지의 질서만은 아니다. 아버지의 세계 반대편에서 여성적이고 생태적이며 마술적인 세계로 해선을 인도해 주는 것이 할머니다, 할머니는 살아 있는 나무들과 도깨비와 꽃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년은 아버지의 세계와 할머니의 세계를 융합하며 다성성을 지닌 풍요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된다. 한승원 특유의 상상력과 섬세함은 소년이 살고 있는 외딴 섬을 주술과 다채로운 이야기들, 동심과 자연이 그대로 살아 넘치는 공간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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