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 승화시키려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앞으로는 국민들이 함께 한 그간의 공(共)체험을 추(追) 체험으로 이어가는 작업이 필요하며 국가적 차원에서 월드컵 때 이룬 응원문화·경험·자료 등을 데이터베이스화 해 '포스터 월드컵'의 인프라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한국자원봉사포럼(회장 금창태)이 '월드컵의 국민적 열기, 어떻게 승화시킬 것인가'란 주제로 19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제31회 정기포럼을 개최했다.

중앙일보가 후원한 이날 포럼에서 이어령(御)중앙일보 고문은'월드컵 열기의 승화를 위한 과제'란 발제를 통해 "월드컵 성공을 가능케 했던 것은 일회성으로 타오르는 우리의 '불'의 문화 때문"이라 진단하고 "앞으로는 지하수처럼 국민들 속으로 스며드는'물'의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문은 이를 위해 정부와 시민단체들이 각자 자기 분야에서 결집해 새로운 조직·문화의 툴을 개발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한 사례로 BBB(휴대전화를 통한 언어·문화봉사단)운동을 들었다.

이에 앞서 '월드컵 자원봉사 평가'발제에 나선 김통원 성균관대 교수는 "이번 월드컵에서는 월드컵조직위 등 정부 부문과 붉은악마 등 민간 부문의 25만여 봉사자들이 사전 계획된 활동을 통해 월드컵의 성공을 이끌며 봉사활동의 질을 한단계 높였다"고 평가했다.

토론자로 나온 김주영 월드컵조직위원회 인력물자국장은 "월드컵은 전체 운영인력의 80%인 봉사자들이 성공적으로 치러냈으며 세대간·지역간 벽을 허무는 한단계 높은 봉사문화를 실현했다"고 말했다.

문상주 코리아서포터즈 전국연합회장은 "코리안 서포터즈는 참가국 선수단을 환영·응원하는 등 감동마케팅으로 민간 외교사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자원봉사활동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말했다.

구혜영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소장은 "88서울올림픽 후 자원봉사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것은 일감을 지속적으로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전제하고 "앞으로는 자원봉사 인적자원이 우리사회에 가장 중요한 인프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활동 여건을 마련해주고 그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