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연(精文硏) 새 이름 새 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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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국정신문화연구원(원장 윤덕홍, 이하 정문연)이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 바뀐다. 지난해 12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문연의 명칭을 바꾸는 내용이 포함된 '한국정신문화연구원육성법 중 개정법률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1978년 설립 때부터 '유신 이데올로기 기관'이라는 눈총을 받았던 정문연이 본격적인 한국학 연구.교육 기관을 지향할 발판이 마련됐다.

그동안 정문연 명칭에 포함된 '정신문화'와 설립 목적으로 명시된 '주체적 역사관과 건전한 가치관을 정립하고''민족중흥을 위한 국민정신을 드높이는' 등은 국가주의.권위주의의 유산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정문연의 연구성과에 대해서는 학계도 높이 평가한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한국구비문학 대계''한국방언자료집''고문서집성' 등이 꼽힌다.

개정 법안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목적을 '한국문화의 심층연구 및 교육을 통해 한국학을 진흥'하는 일이라고 명시했다. 이를 위해 대만 중앙연구원.중국 사회과학원.일본 국제일본문화교류센터.유럽공동체 대학연구소 등 각국의 자국학 연구기관들을 벤치마킹해 한국학 연구 네트워크의 핵심 기관을 꾸릴 계획이다. 이우성 민족문화추진회 이사장(학술원 회원)은 "이번 개칭을 계기로 외국의 자국학 연구기관들처럼 명실상부한 한국학 연구기관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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